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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이야기를 따라서

조개를 ‘뜰채’처럼 사용한 돌고래…어미 행동 따라 하는 새끼까지 포착됐다

marigold6 읽는 시간 약 4분

돌고래가 바다에서 조개껍데기를 사냥 도구처럼 활용하는 모습이 영상으로 기록됐다.

호주 연구진이 관찰한 큰돌고래는 빈 조개껍데기를 입에 물고 물고기를 조개 안으로 몰아넣은 뒤, 껍데기를 물 밖으로 들어 올려 먹이를 삼키는 행동을 보였다.

특히 이번 관찰에서 눈길을 끈 것은 단순한 도구 사용 자체가 아니다. 어미 돌고래가 사용하던 방법을 새끼가 곧바로 따라 하는 모습까지 확인됐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호주 퀸즐랜드주 동부에 위치한 그레이트 샌디 해양 공원에서 큰돌고래의 행동을 관찰했다.

그 과정에서 암컷 돌고래 한 마리가 바닷속에서 빈 조개껍데기를 입에 물고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돌고래는 조개껍데기를 이용해 물고기를 그 안으로 몰아넣었다. 이후 조개껍데기를 수면 위로 들어 올리고, 안에 들어간 물고기를 그대로 삼켰다.

사람이 뜰채를 이용해 물고기를 건져 올리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연구진의 관심을 끈 것은 사냥 방법보다 학습 과정이었다.

어미 돌고래가 사용하던 조개껍데기를 놓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새끼가 이를 집어 들었고, 어미가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먹이를 잡으려는 행동을 보였다.

이 장면은 돌고래의 도구 사용법이 단순한 본능적인 행동이 아니라 다른 개체의 행동을 관찰하고 습득한 결과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어미와 새끼 사이에서 이런 행동이 이어지는 모습이 관찰됐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돌고래의 사회적 학습에 대한 새로운 단서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돌고래의 도구 사용 능력 자체가 처음 발견됐기 때문은 아니다.

돌고래가 도구를 이용하는 사례는 이전에도 알려져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해면을 활용하는 행동이다. 일부 돌고래는 해면을 주둥이에 씌운 것처럼 사용하면서 해저를 뒤져 먹이를 찾는다.

이 과정에서 해저의 날카로운 물체 등으로부터 주둥이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개껍데기 활용 사례는 여기에 또 다른 도구 사용 행동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이번 관찰이 돌고래의 문화적 행동이 어떻게 전해지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돌고래의 도구 사용법은 주변의 다른 개체를 관찰하면서 배우는 것으로 이해돼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어미가 사용하는 행동을 새끼가 따라 하는 모습이 관찰되면서, 모계 중심의 사회적 학습이 실제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연구 과제가 생겼다.

다만 한두 번의 관찰만으로 행동의 전승 방식을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구진은 추가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연구의 주인공은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다.

큰돌고래는 비교적 널리 알려진 돌고래 종으로, 이름처럼 병 모양을 연상시키는 주둥이가 특징이다.

성체의 몸길이는 대략 2~4m, 몸무게는 약 300~650kg에 이를 수 있다.

높은 학습 능력과 복잡한 사회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해양 포유류의 지능과 행동을 연구할 때 자주 관찰되는 종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이번 관찰 결과는 ‘해양 포유동물 과학(Marine Mammal Science)’ 최신 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돌고래가 단순히 높은 지능을 가진 동물이라는 사실을 넘어, 도구를 활용하고 다른 개체의 행동을 학습하며 새로운 사냥 기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다에서 조개 하나를 이용한 작은 행동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돌고래의 지능·학습·사회적 관계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담겨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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